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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

[로맨스판타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한설온 (스포 有)

by 로망덩어리 2022. 9. 28.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기본정보
(출처: 카카오페이지)
  •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 조회수: 23.9만 (22.09.28 기준)
  • 별점: ★9.6
  • 이용 연령가: 15세
  • 장르: 로맨스판타지(로판)
  • 테마 키워드: #초월적존재 #계략남 #후회남 #순진녀 #짝사랑녀 #갑을관계
  • 총 화수: 131화+외전 20화 완결

 


작품 소개
(출처: 카카오페이지)

 

괴수에게 바쳐진 제물이었던 나를 구한 것은

대륙을 통일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진 한 영웅이었다.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은 필연이었다.

 

그러나 서글픈 사실은, 모든 신화 속의 영웅들은 그 끝에 가서는

아름답고 고귀한 신분의 공주님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었다.

나는 고작 그가 거둬준 가엾은 소녀에 불과했다.

 

마침내 대륙을 통일한 그가 다른 신화 속 영웅들처럼

아름다운 공주님과 결혼을 선택했을 때.......

 

너를 죽이지 못하는 나는 결국,

너를 영원히 떠나는 길을 선택했다.

 

"안녕, 나의 달빛."

 

 


출처: 카카오페이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커버 일러스트

일러에 낚였다


 

등장인물

출처: 카카오페이지 웹툰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무료회차 1~5화 中

  • 로즈 몰리: 어떤 상처나 병이든 낫게 하는 신비한 피를 가진 갈색 머리 소녀. 어느 날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에게 살해당하고, 그녀는 바다의 괴수 레비아탄을 진정시킬 제물로서 바쳐지게 된다. 자신을 구해 준 미하엘을 따라 긴 여정에 오르고, 영웅 같은 그를 동경하다 끝내는 사랑하지만 보답받지 못할 것도 동시에 알고 있는 슬픈 사랑 중이다. 미하엘의 사랑 없는 소유욕에 점점 길들여지다 여신의 힘으로 과거로 가 어린 미하엘을 만나고 똑같이 사랑하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미하엘의 자신에 대한 기억을 지워 버리고 현재로 돌아온다. 어느 왕국에서 영웅 행세를 하며 공주와 연애놀이를 하는 미하일과 재회하는데, 그러다 훗날 어마어마한 출생의 비밀에 휘말리게 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세계의 국면 한가운데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 된다. 작중 세 개의 이름을 가지며, 각 이름과 피의 능력에는 큰 비밀이 숨어 있다.

출처: 카카오페이지 웹툰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무료회차 1~5화 中

  • 미하엘: 오백 년 넘게 살아온 찬란한 외모의 반신반인. 이명은 '달의 아이'. 절대 순결해야 할 달의 여신 디아나에게서 태어나 버림받았다. 다른 여신 케레스에 의해 거두어지고 키워지나 사랑은 받지 못하고 인간 세상에 던져져 오래도록 고생하고 인간들에게 배신당하며 점점 시니컬하고 무감정한 준 소시오패스로 변모한다. 육체가 성장하지 않은 어린아이인 채로 살던 시절 시간을 건너온 미래의 로즈를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그 기억이 모종의 이유로 사라지면서 큰 혼란과 정신붕괴에 빠지고, 이는 그의 성정이 더욱 잔혹해지는 결과를 불러온다. 미하엘은 결국 신의 힘을 빼앗더라도 기억을 되찾겠다 결심하고, 그 '신의 힘'을 찾기 위한 여정에 오른다. 그 와중에 시간이 흘러 태어나 자란 현재의 로즈와 만나 로즈의 능력을 보고 거두어들여 마치 고양이처럼 키우게 되는데, 사랑은 없으나 포악한 소유욕은 계속 발현하는 중이다.

 


 


※ 아래부터는 부분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원치 않으시면 읽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줄거리 (스포 有)

치유력이 깃든 피를 가진 거 말고는 평범한 소녀인 로즈는 어느 날 마을 사람들에 의해 바다 괴수 레비아탄에게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 그런 그녀를 구한 사람은 찬란하게 빛나는 반신 미하엘. 마을에 홀로 남아 봤자 또 노려질 거라 결론을 내린 그녀는 자신의 치유력을 쓸모 있게 여기는 듯한 미하엘을 따라 긴 여정에 오르게 된다.

자신을 구해준 영웅을 동경하고 찬미하는 로즈. 하지만 미하엘은 로즈를 사람 대 사람이라기보다는 마치 고양이를 귀여워하듯 대한다. 어딘가 차갑고 무기질적인 그 모습에 속앓이 하고, 언제든 휙 돌아서는 무감정함에 마음의 상처도 받지만 그렇게라도 예쁨 받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가고, 동시에 미하엘을 더 알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과 시간의 여신 아난케를 만나 '미하엘을 구원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는 뉘앙스의 말을 듣고, 며칠 후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웃음 포인트는 로즈의 독백이다. '미하엘이 내 구원이 필요한 사람이던가?')

거기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어린 미하엘을 만나, 이름이 없던 그에게  '달빛'과 '미하엘'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를 과거로 보낸 여신 아난케는 그녀에게 돌아올 때가 되었다며 미하엘을 망각의 강에 빠뜨리라 명령한다. 그녀가 미하엘을 배신해야 그가 신이 될 수 있고, 신이 되지 못한다면 그는 신들에게 살해당할 것이라고.

결국 로즈는 미하엘을 망각의 강에 데려가 빠뜨리고, 온몸이 불타 정신을 잃은 그에게 자신의 피를 먹여 회복시킨 후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미하엘은 반신이라 모든 기억을 잃진 않았으나,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기억인 로즈에 대한 기억을 잃고 오랜 시간 세상을 헤매며 '신의 힘'을 얻기 위해 공적을 쌓아 오다가, 추후 마을에서 제물로 바쳐진 로즈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로즈=사랑하는 여자아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죽도록 사랑하지만 또 배신당해 죽도록 미운 그 여자아이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치유의 피, '신의 힘'의 공물인 로즈였기에 미하엘은 공물로서 그녀를 거두게 된 것.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공물임을 깨달은 로즈는 미하엘의 검을 자신의 심장에 찔러 넣어 숨을 거두고, 로즈의 심장을 통해 신의 힘을 부여받은 미하엘은 그 여파로 기억을 되찾으면서 로즈를 사랑하는 것을 깨닫고 절망하게 된다. 그리고 저승으로 간 로즈의 영혼을 데려오기 위해 저승의 신 플루토와 대립하게 되며 신들의 전쟁은 막을 올리게 되는데...

 

 


 

감상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더라.
몽당 크레파스로 정밀화를 그리려 하는 느낌.
너무나도 불필요한 올림푸스 신화로의 세계관 확장.

웬만한 소재는 다 들었다.

그리스 신화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타임 패러독스, 초월적 존재, 갖가지 마법과 성물과 모험 그리고 전쟁· 정치적 요소, 

그 와중에 미래의 인간과 과거의 반신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까지.

 

그래서 아쉬운 점을 논하기도 끝이 없을 것 같지만 최대한 추려 본다.

맨 처음 마지막 화까지 다 읽고 난 감상은 딱 하나였다. "이게 과연 131화까지 이렇게 질질 끌 내용이었나?"라는 것이다.


 

 

[주인공 로즈에 대하여]

 

 기본 베이스는 반드시 주인공 로즈와 미하엘의, 신들의 농간에 휘말려 비극으로 치달은 사랑 이야기, 로맨스여야 한다. 그런데 로즈가 미하엘에게 도움을 받아 구해진 처음부터, 무려 작품의 1/4 정도 분량까지 미하엘의 가스라이팅과 로즈의 근본 없는 비련의 짝사랑으로만 점철된다. 누가 읽어도 미하엘이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의뭉스럽게 포장한 채 로즈를 '쓸모 있는 아이'로서 길들이려고 하는 나쁜 꼴이 보이고, 로즈는 멍청한 건지 순진해서 길들여진 건지, 그런 미하엘이라도 자신을 구원해 준 영웅이라고 좋아하며 도움이 되지 못하고 더 예쁨 받지 못하는 자신을 안타까워하는 답답한 모습을 보인다.

"귀찮게 구는 못된 아이는 예쁨 받을 수 없어. 그러니 착한 아이가 되어야겠지?"
"...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미하엘."
"그렇지. 참 착하네, 우리 로즈."
내가 순순히 잘못을 빌자, 미하엘은 부드러운 손짓으로 내 턱을 간지럽혔다. 내가 말만 잘 들으면 미하엘은 날 이렇게 아껴주고 예뻐해 주니까. 나만 잘하면 되는 거지. 따지고 보면 방금도 곤란한 질문을 했던 내 잘못이지. 미하엘은 잘못된 내 태도를 지적해 준 것뿐이야.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中-

그러던 중 운명의 여신 아난케가 밑도 끝도 없이 '너를 도와주겠다' (아니, 뭘???)며 로즈를 머나먼 과거로 보내버리고, 로즈는 현재의 미하엘과 그 어떤 관계의 진척도 없이 다짜고짜 먼 과거의 어린 미하엘을 만나 사랑하는 연인 관계가 된다. 나름 과거의 인간과는 선을 긋는답시고, 과거의 미하엘에게 현재의 미하엘 이야기를 자꾸 하며 눈치 없이 질투만 불러일으키는 알 수 없는 행동 패턴을 행하며 돌아가지도 머무르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면모만 보인다.

로즈가 과거의 미하엘을 만나는 게 미하엘에게 도대체 뭐가 좋은지를 스스로 생각하는 장면은 없었다. 독자인 내가 보기엔 그냥 아난케가 미래에 일어날 예언에 끼워 맞추려고 그 장기짝으로 널 이용한 것 같은데? 즉 여신 스스로 타임 패러독스를 만들어 예견된 미래에 스스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며 로즈는 그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작중 로즈가 그것에 대해 고뇌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돌아가야 하는데, 현재의 미하엘은 뭘 하고 있을까' 따위의 일차원적인 생각만 하며 과거의 미하엘과 꽁냥거릴 뿐이다.

결국 행복해하던 나날 끝에 아난케가 다시 직접 나타나 로즈에게 '네가 미하엘을 배신해야 그 애가 신이 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개연성이라곤 1도 없는) 신탁을 빙자한 명령을 내리고, 로즈는 저승으로 가는 망각의 강에 미하엘을 밀어 빠뜨리게 된다.

'내가 배신해야 미하엘이 신이 된다고? 개연성이 전혀 없는데?' 등의 의문은 한 치도 가지지 않고,

'내가 그를 배신하지 않으면... 그는 신이 되지 못하고 죽을 거야 ㅠㅠ' 스스로 여신의 이상한 논리를 정당화시켜 버리는, 당위성이라곤 X나 줘 버린 사고방식.

 

작품 전체에서 로즈의 인간상은 '약하고 보잘것없지만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발버둥 치려 노력하는, 주체적으로 점점 성장하는 사람'으로 표현하려 노력한 흔적은 보인다. 다만 그게 독자로서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이상한 억지여서 문제다.

후반부를 보면 여태까지 아무것도 자주적으로 하지 않은 주제에,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신들에게 쓴소리랍시고 설교를 한다. 이 세계에서 로즈 한 명만 올바른 인간이라는 듯이. 

하지만 결국 로즈의 행동의 큰 틀을 보면 주체라곤 없다. 신들이 시키는 대로, 정해 준 운명에 기꺼이 순응하여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었고, 미하엘을 적극적으로 쟁취하거나 스스로 사랑하는 등의 자주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로즈가 배신해야 미하엘이 신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망각에 빠뜨려 너에 대한 미하일의 기억을 지워라'라는 여신의 말도 안 되는 신탁을 순순히 수행했으면, 현재로 돌아온 후 로즈를 기억하지 못하는 미하엘을 곧바로 떠났어야 한다. 그가 '로즈'라는 존재를 완전히 잊은 채 순조롭게 신이 될 수 있도록. 그래야 일관성 있게 미하엘을 위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로즈는 자신이 로즈인 것도 숨기고 공주의 시녀로 한~참을 의미 없이 지내며, 왕궁에서 미하엘과 공주가 연애놀음을 하는 꼴을 지켜보기만 한다.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미하엘을 원망하고, 질투하고,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미하엘에게 실망하는 등 혼자서 전형적인 비련의 여주인공 행세는 다 한다. 미하엘이 드문드문 기억의 단편을 떠올려 자신을 원망하거나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아련함에 젖을 뿐, 그 이상 무언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며, 사실 뭘 할 수 있는 역할도 없다. 로즈는 미하엘에게 있어 무척 무능력하고 무영향한 존재인 것이다. 이토록 매력이 없는 여주인공이 있을까.


 

 

[후반부 내용에 대하여]

 

로즈가 과거여행에서 현재로 돌아온 이후부터는 작품의 호흡이 무척 늘어진다.

 

중반 이후부터는 저승에서 로즈를 데려오기 위한 미하엘과 나머지 올림푸스 신들과의 전쟁이 그려지는데, 여기서부터는 장르가 완전히 뒤집히며 갑분 판타지 전쟁물로 변모한다. 로즈가 저승의 재판과 형벌을 3번 받는 내용은 나름 신화에서 최대한 여러 요소를 차용하여 다양하게 보여주려고 한 것 같은데, 결국은 의미 없는 과정이고 불필요한 내용이었으며 억지스러운 전개다. 로즈에게 미하엘의 생전의 죄를 더할지 말지를 놓고 저승의 왕과 왕비인 플루토와 프로세르피나가 언쟁을 벌이는 게 왜 그리도 하품 나고 지루하던지. 로즈가 갑자기 자애로운 성녀가 되어 영혼들에게 물어뜯기고 피와 살을 내어주는 게 어찌나 우습던지. 아무것도 안 하던 애가 죽고 나니 갑자기 이 세상에서 가장 이타적이고 숭고한 여신이 되는 게 얼마나 개연성 없게 느껴지던지.

 

중후반부, 로즈는 결국 주인공이 아니라 신들의 장기짝이나 미하엘의 단 하나의 목표 그 이상 벗어나지 못하고 하나의 트리거로 전락해 버린다. 스스로 공물이 되길 선택한 것 외에는 결국 자기 손으로 그 무엇도 하지 못한, 피동적 인물. 

미하엘은 결국 반신 주제에 고작 세 인간을 공물로 바쳐 완전한 신이 되고(신이 되는 게 그렇게 쉬웠으면 이 고생을 왜 했을까), 그것도 그냥 신이 아닌 우주뿌셔 먼치킨 최강신이 되어 모든 올림푸스 신들을 죽여 버린다. 배가 산으로 가다 못해 성층권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쯤 되니, 미하엘의 먼치킨 우주뿌셔만을 보여주고 싶었을 텐데, 중간중간 로즈에 대한 애틋한 사랑고백을 끼워 넣느라 고생 좀 했겠다 싶다.


 

 

[미하엘에 대하여]

 

후회남, 굴렁쇠남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남주. 하지만 나는 이 남주가 도대체 뭘 하고자 하는 인물인지 작품이 끝날 때까지 감을 잡지 못했으며, 후반에 구른다고 굴리는데 결국은 그냥 로즈가 없어서 세상에 패악을 부리고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학살자일 뿐이다. 그 행동에 독자가 납득할 만한 이유는 부족하다.

미하엘이라는 인물의 행동과 후회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싶었다면, 초반부터 미하엘의 '기억 찾기 여행'이라는 주제를 명확히 드러냈어야 했고, 로즈에게 치명적인 척 의뭉스럽게만 구는 의미 없는 모습을 오래 끌면 안 됐다.

또한 오래전 사랑했던 로즈에 대한 기억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신의 힘'을 얻기 위한 공물인 로즈를 죽여야 한다는 그 모순된, 끔찍한 도돌이표의 운명에 대해 좀 더 어필했어야 했다. 공주랑 결혼까지 잘하더니 갑자기 눈이 돌아서 로즈에게 광기를 드러내고, (공주를 공물로 바칠 건데 굳이 결혼까지 한 이유가 무엇일까) 나머지 공물은 다 죽였으면서 로즈만 살려 두는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이더니, 로즈가 스스로 죽고 기억을 되찾자 갑자기 광기에 돌아 버린 순애보를 보이며 저승으로 쳐들어 가는 모습은 하나하나 감정이입하기 힘들 정도로 삐죽빼죽 따라가기 힘든 변덕이었다. 

언사 하나와 말투, 버릇까지도 영 취향은 아니었다. 나른하고 치명적인 척, 상냥함 뒤엔 그 누구보다 차갑고 인류애 없는 성정을 가진... 전형적인 중2 남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 어떤 인물과도 제대로 된 관계가 없는 자발적 외톨이.

계략남이라는 키워드를 붙여 주기엔, 그냥 반사회적인 성격파탄자에 여자 하나 제대로 대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 같은 성정이다. 주요 등장인물이 로즈와 미하엘뿐인 이유가 이것이다.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미하엘의 동료들조차, 미하엘은 이용해 먹을 장기짝 이상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늘어지는 호흡, 설명은 그만 좀]

 

이 작품의 문체는 대체적으로 설명문, 설명체에 가깝다. 분명 대부분의 시점이 로즈의 1인칭 시점인데, 마치 신문을 읽는 듯이 어떤 현상이든 하나하나 설명하는 구간이 정말 많다. 어떤 소설이건 간에 굳이 다 설명하지 않아도 인물의 행동, 표정, 말투, 혹은 뉘앙스나 그 외의 비언어적 표현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독자가 짐작,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제공되어야 텍스트를 읽는 의의와 즐거움이 있기 마련인데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는 나의 상상력과 사고의 확장을 오히려 독백이 막는달까. 그래, 로즈의 독백이든 가끔 나오는 3인칭 시점이든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에 가까웠다. 차라리 내레이션은 잠깐 부연설명만 덧붙이고 나머지 영상 재생 땐 조용하기라도 하지.

'내가 보여 주고 싶은 세계관에 대해 넌 잘 모르겠지? 내가 하나하나 다 설명해 줄게.'라는 듯한 투머치한 올림푸스 신들의 세계관. 이 작품 내에서의 올림푸스 신들은 또, 모두가 악에 가깝게 묘사되다 보니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편인 나로서는 굳이 이런 걸 왜 넣었지? 또는, 이럴 거면 차라리 올림푸스 신화를 재구성하는 대체 소설로 가지 그랬나, 싶은 생각만 든다.

 


 

[결말과 외전]

 

외전을 내주는 것 자체는 좋은데, 결말을 찝찝하게 끝내고 나서 그걸 보완하기 위해 내놓는 외전은 거북하다.

이 작품은 딱 그런 결말과 그런 외전이며, 외전 또한 끝끝내 완전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인간과 반신의 사랑 이야기가 어느새 산이 아닌 하늘로 올라가더니 결말쯤엔 저 달나라에 안착했고 그 원형을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소리가 절로 나오는 후반부와 결말이었다. 


 

 

신랄한 비판으로 가득 채운 리뷰지만

분명 이 방대한 신화 세계관을 특유의 감성으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미하엘이 나름 구른다고 구르는 게 절절한 후회남으로 보이는 독자도 있을 것이며

로즈가 안타깝고 멋지고 정이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방대한 세계관 설정과, 친절한 설명 그리고 쉬운 내용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쯤 볼 만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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